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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중랑천이 몸살을 앓고 있다.

동대문포스트 dongdaemunpost 2011. 12. 29. 12:51

 

이 대 로

나는 자주 중랑천에 산보를 나간다. 지난 30여 년 동안 장안동에 살면서 새벽에 일어나서도 가고 쉬는 날엔 낮에 한강 쪽까지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내 집 가깝게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이 참 좋다. 봄에는 둑에 개나리와 벚꽃이 피고, 중랑천에 잉어 떼가 노닐고 두루미와 청둥오리 같은 철새가 노닐어 보기 좋다.

 

내가 처음 이사를 온 30여 년 전에 중랑천에 똥물이 흐르고 구린내가 마을까지 바람타고 몰려왔다. 그래서 이 냇가에 사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산책하고 운동하기에 참 좋다. 중랑천이 있기에 장안동이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

 

그런데 기분 좋게 산책을 나갔다가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다. 자주 길을 파헤치고 공사를 해서 짜증이 날 때가 많다. 2년 전에는 1년도 안 된 벽돌을 다시 걷어내고 깔기에 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호통을 친 일이 있다.

 

그랬더니 담당 공무원은 오래되어서 바꾸는 것이라고 변명을 했다. 그래서 내 신분을 밝히고 내가 1년 전에 찍은 사진이 있으니 관계기관에 고발하고 누리통신에 폭로하겠다고 했더니 택시를 타고 중랑천 공사 현장에 와서 잘못되었다고 말해서 그만 둔 일이 있다.

 

나는 날마다 사진기를 들고 다니고 좋은 것이 있어도 사진을 찍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사진을 찍는데 그 사진에 날짜와 시간까지 나오니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중랑천 산책길 옆에 코스모스, 해바라기를 심어서 아름답게 필 때는 보기 좋다. 그런데 성동구 지역인 군자교 아래쪽은 꽃밭을 잘 가꾸는데 동대문구가 관리하는 그 위 꽃밭은 잡초가 많아 보기가 안 좋을 때가 많았다.

 

구역 경계선을 따라 뚜렷하게 다르다. 5년 전 쯤부터 수 년 동안 그랬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그 쪽도 마찬가지 제대로 관리를 안 하는지 지저분했다. 성동구 지역도 무능력자가 관리자가 된 걸로 보인다. 담당 공무원 능력과 관심에 따라서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꽃밭을 만들고 잘 가꾸면 좋지만 안 가꾸면 차라리 갈대밭이나 자연스럽게 풀이 나고 꽃이 피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중랑천을 자주 파고 꽃을 심고 제대로 가꾸지 않는 것을 보면서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옛날엔 멀쩡한 시내 걷는 길의 벽돌을 자주 갈아서 예산을 따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공원을 자주 공사를 벌이는 데서 돈을 떼먹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다.

 

그런데 보통 사람이 봐도 공원관리에 문제가 있고, 헛돈을 쓰는 게 보이는 데 구의원이나 시의원, 국회의원들 눈에는 안 보이는 거로 보인다. 선거 때나 되면 둑길에 나와 인사를 하고 명함을 돌리는데 표 얻을 생각만 하지 세금 감시는 안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조금 지나면 새해가 오고 또 봄이 올 것이다. 새해 새봄엔 제발 중랑천 공원에서 시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짓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시민을 더 좋게 하려고 공사를 한다고 말하겠지만 시민이 볼 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꽃을 심을 테면 제대로 가꾸고 아니며 그대로 두자. 들풀과 들꽃이 무성한 자연 녹지가 더 좋다.

 

정구장이나 농구장도 자꾸 파헤치지 말자. 시민의 피땀이 어린 세금을 알뜰하게 써라. 그리고 구청장이나 구의원, 시의원이나 국회의원, 또 그런 꿈을 꾸는 이들은 중랑천에서 명함이나 돌리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런 노력을 하면 좋겠다.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