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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규 칼럼..... '내 글에서 나를 만나다'

동대문포스트 dongdaemunpost 2023. 1. 12. 11:03

최흥규 칼럼..... '내 글에서 나를 만나다'

 

·최흥규(전북 김제출생)

·전주MBC친절수기 우수상, 1회 광진문학상 대상

·한국문인협회회원, 동대문구 문인협회 회원

·시집 님의향기’, ‘사랑아 가지마라’, ‘꽃이 지고 나면’, '꽃이 시집 가는 날'

 

 

글 쓰기란 나의 수준에 맞게 나의 언어로 글을 써 가면 그 속에서 나를 발견 한다. 나는 흩어져 날뛰는 구술 같아서 그 글을 구술로 꿰메는 과정이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자신의 마음과 자신의 생각을 잘 정돈하고 내 순수한 언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거룩하고 통쾌한 일이다. 세상 이치를 자신의 언어로 구도자가 되어 우주속에 차서를 부여하고 차이를 생성하는 시공간에 원리를 찾아내는 감각적 리듬이컬한 과정인 것이다.

 

하여, 글 쓰기란 정신적 생각과 신체를 맑고 정갈하게 살아가는 과정이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거칠고 투박한 것을 솔직하게 토해내는 사계절의 과정인 것이다. 흠이 많고 거친 나 자신을 빛깔이 고은 청잣빛 도자기로 조심스럽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이고 성찰하고 수행이며, 그 곳에 반드시 내가 있다.

 

글 쓰기를 통해서 잘 못 된 자신의 관념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나 자신을 탐구하는 과정이므로 나의 부족한 것들을 두려워 하지 말고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나 스스로 이토록 투박하고 모자라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진취적으로 발전해 가는 글의 움직임을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가 듯 쓰면 된다.

 

그렇다면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온 우주는 쉬지 않고 끝없이 움직이는 순환이다. 그래서 자연이 위대하고 원대하다. 자연의 움직임의 순환속에서 관찰하고 터득한 것이 곧 사계절이고, 오랜 세월을 반복적으로 관찰을 통해서 해와 달 음력과 양력 시계 이런 것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 흐름을 잘 잡아 내면 글을 쉽게 쓸 수 있다.

 

삶은 자연의 일부분이고 나무의 삶처럼 우주의 순환속에 사계절이 반드시 있다. 새순이 나오고 그 것이 푸르게 만들고 푸르름으로 살다가 열매를 만들고, 낙엽은 스스로 떨구는 노년기가 있듯이 사람도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쳐서 삶은 소멸 된다. 어떤 생명체든 태어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암시 하기에 죽음 뒤에 내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는 것도 마찮가지다. 다 사계절이 있다. 각자의 사랑이 길고 짧음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봄은 강열하게 불꽃 튀듯이 땅을 뚫고 새싹이 나오는 만남이 있고, 여름은 횃불같이 뜨거운 정열적 사랑이 있고, 가을은 그 열정이 점점 식으면 데면데면 심드렁 하는 권태기가 있고, 겨울은 그 뒤로 추운 이별하는 아픔이 이어지는 것이고, 그래서 자연속에 삶은 우주가 활동운화 하는 것이고 끝없이 변화하는 함축 된 삶인 것이다.

 

우리가 책만 읽고 글을 안 쓰면, 글을 읽고 감상만 하고 그 지식이 내 것으로 안 된다. 사랑이 스치기만 하면 당연히 열매도 없는 것처럼, 책을 읽고 난 뒤에 글을 안 쓰면, 그 내용들이 거의 바람과 함께 사위어진다. 책 속에 수많은 정보들이 내 것이 안 된다는 뜻이다. 인간이 공부하고 지식인이 된다는 것은 언어의 창조이다. 그 많은 언어들이 내 것으로 만들고 그 것을 쓸 수 있으면 바로 지성인이 되는 것이다.

 

글을 쓰면 우리의 시각과 안목의 세상은 더 넓고 밝게 지평선이 열린다. 내공이 지평선 처럼 넓어진다는 뜻이고, 곧 마음도 같은 방향으로 점점 포근하고 넓어진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정제 된 언어와 문체를 창출해 내는 것이고, 그 언어와 문체들을 습작을 통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며 말과 행동으로 이어져서 인격체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글을 쓰는 것은 금방 뚝딱 되는 것은 아니다. 계절이 나뉘어져 새로운 것들을 생성하면서 한 걸음씩 뚜벅뚜벅 그 목적을 향해서 걸어가는 과정처럼, 글 쓰기도 한 걸음부터 차분하게 습작의 길을 걸으면서 삶의 희로애락을 접목 시켜서 글의 형식을 빌려서 써 가면 되는 것이다.

 

인간은 탐욕과 욕망의 감각에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일종에 아집과 고집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미덕이나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글을 써서 세상에 내 놓으면 독자들을 통해서 내 사유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된다. 그래서 삶을 지배해 온 자신의 가치관 패턴이 점점 바뀌게 되는 전환점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글 쓰기는 곧 나를 만나고 합리적으로 인식의 패턴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거룩하고 간절하게 원하고 발원해야 한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글로써 표현하는 아름다운 과정, 결국 스스로 내 감정을 분산하는 일을 조심하고 내 감정을 합리화 시켜서는 안 된다. 글 속에서 잘 짜여진 미덕이나 자신의 가치를 독자들은 알아주면 좋지만, 사계절의 원리처럼 쉼없이 세월따라 나도 자연속에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글로 느끼고 꾸준히 쉽게 표현 하면 되는 것이다.

 

쓰기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글의 맥락을 조리있게 잘 잡아보고, 글의 제목과 관계있는 개성이 있고 순수한 언어들이 잘 연결을 시키고 생각과 새로운 문장들을 완성해 나가면 점점 마음도 뿌듯한 글들이 창출 될 것이다.

 

글은 자신을 성찰하고 하루하루 움직여 살아가는 생동감이고 스스로 발걸음이 끝없는 욕망들을 자연속으로 융합하고 양생으로 노력하면서 이 아름다운 자연 속 삶을 고귀하게 남겨져야 된다는 생각으로 쓰면 된다. 그 것이 곧 나 자신이 바르게 잘 살고 있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현대인은 탐욕과 욕망의 덫에 걸려서 늘 불안하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돈이 많아도 불안하다. , 자동차, 부동산을 무겁게 머리에 이고 있으면서도 불안하다. 우리는 이 욕망의 그늘을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읽고 쓰는 습관을 가지면 저절로 내 삶의 지혜와 행복을 가져다 주는 좋은 이웃과 좋은 친구는 곧 내 행복의 열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나 소설 칼럼등 예술적인 분야에서는 특별한 공부와 많은 습작이 필요하겠지만, 일반적인 글들은 한글만 알면 누구나 다 쓸 수 있다. 정성을 다해서 글을 쓰는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은 없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정해진 것도 없다. 나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영원히 늙지도 않는 글을 쓰는 것 만큼, 영원불멸 하늘아래 이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없는 것이고, 그 것을 통해서 나를 만나고 이렇게 행복한 일이 또 없기 때문이다.